올겨울 가장 매서운 한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차고 건조한 바람에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눈앞이 뿌옇고 눈이 건조한 느낌이 든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원래 눈물은 눈의 하내측에서 코로 연결된 배출로인 코눈물관으로 흘러 빠지게 된다. 그래서 눈물이 나기 시작하면 곧 콧물도 흐르는 것이다. 그런데 눈물 배출로인 코눈물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있어서 눈물의 배수가 원활하지 않다면, 찬바람에 자극받아 생성된 눈물이 갈 곳이 없어 흘러넘치게 된다.
문제는 이런 눈물흘림증이 안구건조증과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안구건조증이나 눈물흘림증은 일종의 눈물 순환장애다. 눈물은 생성부터 배출까지 원활하게 순환돼야 하는데, 눈물 배출로가 좁아지거나 막혀서 눈물이 흥건하게 고이면 우리 몸은 눈을 보호할 눈물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눈물 생성량을 줄여 버리는 것이다.
마이봄샘염, 눈꺼풀염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이 있을 때에도 눈물 성분이 끈적하게 바뀌면서 눈물길 배출로가 좁아지며 막히기 쉽다. 눈물 표면에 기름층을 형성해주는 윤활유 성분이 염증으로 인해 제대로 배출되지 않거나 오염되면, 눈물윤활유 생성 공장인 마이봄샘 입구도 막혀서 증발과다형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것이다.
눈물흘림증과 안구건조증은 자가면역질환에 의해 동시에 같이 생기기도 하고, 상호작용에 따라 서로 악화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대한 한파부터 꽃샘추위까지 지나면 다가올 봄은 황사에 미세먼지가 더해지는 시기인데, 안구건조증이 있을 때 불편은 몇 배로 커진다. 따라서 황사철이 시작되기 전에 안구건조증을 미리 치료해 두는 것이 치료효과와 삶의 질 면에서 좋다.
잠실삼성안과 김병진 원장은 "눈물흘림증과 안구건조증이 동반되는 증상이 눈물흘림증 환자와 안구건조증 환자의 절반(50%) 가까이 된다.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내원한 1만3100명의 눈물흘림증 환자의 경과를 관찰한 결과, 눈물흘림 환자의 약 50%에서 마이봄샘염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이 동시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눈물흘림증과 안구건조증이 동시에 발생한 환자의 남여 비율은 약 3:7로 여성이 두 배 이상 자주 발생했으며, 50~60대 연령에서 54%가 발병해 폐경전후 연령대의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또 "눈물 배출로 막힘으로 인한 눈물흘림증 치료나 수술 후, 안구건조증 증상 개선을 위해 인공눈물과 연고, 염증안약이나 온찜질 등으로 치료한 경우가 많았고, IPL레이저 온열치료가 필요했던 경우도 10-15%나 되었다"고 전했다.
중년 이후, 특히 여성에서 눈물흘림증과 안구건조증(마이봄샘염)이 동시에 잘 생기는 이유는 노화와 여성호르몬 감소, 환경변화에 따른 자가면역질환 증가, 염증으로 인한 눈물길배출로 협착과 마이봄샘 소실 등의 상호작용 등을 들 수 있다.
눈물흘림증과 안구건조증은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나 질환이 아니고, 동시에 혹은 시간차를 두고 발병할 수 있으므로, 눈물흘림증이나 안구건조증 치료 시에 서로 동반 발병 여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진단 후 치료해야 한다.
눈물흘림증과 안구건조증이 동반된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불편이 더 큰 주된 증상부터 먼저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눈물흘림증은 실리콘관삽입술이나 코눈물관연결술 등으로 치료하고, 마이봄샘염을 동반한 안구건조증은 인공눈물, 눈물연고, 온찜질, IPL 레이저 온열치료 등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쉴 새 없이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눈가가 빨갛게 짓무르기도 하는 눈물흘림증과 건조해서 따갑고 쉽게 피로해지며, 이물감, 충혈된 눈과 시력 저하를 불러오는 안구건조증은 모두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눈물흘림증이나 안구건조증을 후유증 없이 제대로 치료받으려면, 눈물순환장애 치료 경험이 풍부한 안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